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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그/일상이야기

2020년 6월의 기록 (코로나19 밀접접촉자의 가족이 되다)

코로나19 밀접접촉자의 가족으로 살기

2020년 6월 화요일 저녁 8시
회사에서 야근 중인데 퇴근한 남편한테서 연락이 왔다.
"우리 회사 대표 코로나 확진이래"

???????????응????????

처음엔 너무 당황해서 헛웃음만 났고, 그 다음엔 이런저런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나 오늘 뭐했지? 어디갔다왔지?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우선 월요일, 화요일 동선부터 써놨다.

급한대로 일 마무리하고 퇴근하신 부장님께 말씀드렸다. 우선은 내가 밀접접촉자는 아니니까, 내일 출근해서 회의실에 있으라고 하셨다.

하.. 걱정이 태산이다.
남편이 1339에 전화했는데, 아직 역학조사 중인 걸로 보이며 내일쯤 보건소에 방문하라고 연락이 갈거란다.

2020년 6월 수요일
남편은 오늘부터 회사 출근을 하지 않는다.

난 마스크 하나를 더 챙겨서 출근했는데, 11시쯤 보건소에 검사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나하고 방 따로 쓰고, 말도 섞지 말고, 같이 있지 말라고 유선상으로 행동지침을 알려줬나보다.

14일간 자가격리하는게 좋다며...
남편이랑 난 서로 어떤 방을 써야 최적인지 의논했고, 출근을 해야하는 내가 안방을 사용하기로 했다.

오후에 구청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체 채취하고 돌아온 남편. 코에 깊숙히 넣어서 아팠다고 했다. 결과는 내일 오전에 나온다고 했으니 이제 맘 졸이며 기다리는 일만 남았겠지.

괜찮아! 별일 없을거야! 라고 했지만, 일하다가 울컥울컥 올라오는 슬픈 감정때문에 결국 눈물도 터져버렸다.

벌써부터 걱정이다 2주가 이렇게 길었던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발을 들인 기분이다.